Date: 2015.09.06
잠을 자다가 밝은 빛에 깨어보니 시간은 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전날 자정이 넘어서 호텔에 도착해서 새벽 1시가 넘어 잠자리에 누웠기에 늦잠을 자고 싶었으나
더이상 잠이 오지를 않았다.
호텔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10시쯤 호텔을 나섰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하카니에미 시장(Hakaniemi Market)
내가 묵었던 호텔 옆에 열리는 시장인데, 비가와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구경을 하고 싶었으나 비도 오고 해서 그냥 skip
트램 정류장이다.
핀란드에 온지 2주만에 처음 타보는 트램.
오울루에는 트램이 없기 때문에 타볼 기회가 없었다.
첫 목적지를 헬싱키 대성당으로 정하고 노선도를 보고 트램에 올라탔다.
헬싱키 대성당을 향했던 이유는 헬싱키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이기 때문이었다.
마음같아서는 헬싱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수오멘린나를 먼저 가고 싶었으나
날씨가 좋을 때 수오멘린나를 가야된다고 아니면 춥다고 말했던 헬싱키 가이의 말 때문에 포기.
트램의 내부.
깨끗하고 깔끔하며 조용했다.
헬싱키를 다니면서 신기했던 건 트램과 지하철을 탈 때 표검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
불시에 직원이 표를 검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여행했던 기간동안에는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어떤 블로거들은 표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돈주고 표를 살 필요가 없다고 정보를 주는 경우도 있던데,
표를 검사하지 않아도 당당하게 표 값을 지불하고 타는게 올바른게 아닐까 싶다.
헬싱키 사람들도 내가 알기로는 대다수는 한달이나 일주일 정기권을 구입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이런것이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무임승차 시 벌금이 엄청나기 때문에 괜히 돈 몇푼 아낄려다가 훅 가는 수가 있다.
헬싱키의 풍경.
제법 큰 공동 주택들이 많이 보였다.
분명히 헬싱키 대성당을 지나가는 트램을 탄 것 같은데, 아무리 가도 헬싱키 대성당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트램의 번호가 바뀌는 것이 아닌가...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서둘러 핸드폰을 열어 구글맵으로 현재 위치를 확인해보니 헬싱키 대성당과는 상당히 먼거리에 있었고
트램은 암석교회 주변을 지나고 있었다.
아마도 정류장을 잘못 선택해서 헬싱키 대성당 반대방향으로 가는 트램을 탄게 아닌가 싶었다.
가까이에 암석교회가 있었기에 트램에서 내려서 암석교회로 가기로 했다.
트램 정류장에서 내려 5분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암석교회.
정확한 명칭은 템펠리아우키오 교회(Temppeliaukio Church). 루터교 교회다.
암석을 깎아서 내부에 교회를 만들어서 암석교회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겉으로 봤을 땐 그냥 큰 돌 처럼 보이지만 돌 둘레를 걷다보면 교회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교회 출입구 쪽에 있는 말씀 카드.
각 나라의 언어로 된 말씀카드를 비치해서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놨다.
아쉽게도 한국어 말씀카드는 하나도 없었다.
다른 나라 언어들은 엄청많이 남아 있는데 한국어만 없어서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말씀카드도 공짜라고 마구마구 가져간게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지만,
그냥 한국 크리스챤들이 많이 방문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민의식이 떨어지진 않을거라고 믿으며....
압석교회 내부.
자연친화적 음향 설계가 이루어진 곳 같은데, 음악을 들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왼쪽에 파이프 오르간이 보이는데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주일에 예배에 참석하면 들을 수 있을려나...
교회 내부 모습.
자연광이 들어와서 교회의 내부를 따뜻하고 밝게 만들어준다.
성당도 아니고 실제 예배가 드려지는 교회가 유명한 랜드마크라니 신기했다.
강대상.
우리나라 교회의 강대상과는 달리 크기와 규모가 작으나 암석과 어우러져 있어서 특이한 느낌.
건물 안에 있다기 보다는 자연 속에 있는 느낌이 강했다.
이런 곳에서 예배를 드리면 어떨까?
암석교회를 본 뒤 다시 트램을 타기 위해 큰 길가로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암석교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시벨리우스 공원.
시벨리우스 공원으로 나를 데려다 줄 트램 도착.
시벨리우스 공원 인근의 트램 정류장.
트램에서 내리니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이 정도의 비라면 순식간에 운동화가 젖을게 뻔했다.
비가 좀 잠잠해 질때까지 정류장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사이에 몇 대의 트램이 지나갔지만 빗줄기는 약해지지 않았다.
헬싱키에서 머무를 시간이 많지 않기에 그냥 정류장에서 나와 우산을 쓰고 시벨리우스 공원을 향해 걸었다.
예상대로 운동화는 흠뻑 젖었다.
10분 정도 걸어 시벨리우스 공원에 도착하니 비가 멈췄다.
우산을 쓰기는 했으나 강한 빗줄기 때문에 옷과 운동화가 꽤 젖었고 춥기까지 했다.
시벨리우스 공원의 중심부를 향하니 시벨리우스 기념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벨리우스 기념물인 파이프와 시벨리우스 마스크.
시벨리우스는 핀란드가 자랑하는 유명한 작곡가로
러시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핀란드인들의 민족의식을 고취시킨 음악가이기도 했다.
시벨리우스의 대표작인 <핀란디아>는 러시아 정부에 의해 연주가 금해지기도 했다.
파이프 조형물.
날씨가 좋았다면 공원에서 느긋하게 앉아 <핀란디아>를 들으면 좋았을텐데
비가오고 기온이 떨어져 너무 추워서 그러지 못햇다.
얼른 몸을 녹힐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시벨리우스 공원을 가로지르니까 바다가 나왔다.
분명 대도시 헬싱키인데 평화로운 어촌의 느낌이 난다.
비를 맞으며 걸을 때부터 빨리 가고 싶었던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레카타.
핀란드인들이 즐기는 시나몬 롤로 유명한 카페다.
레카타 외부에 보이는 무민
레카타 내부.
작은 규모이지만 아기자기 하다.
꽤 유명한 카페이지만 좌석이 몇개 안된다.
내 몸을 녹여준 커피와 시나몬롤.
커피와 시나몬 롤을 먹는 이 순간이 헬싱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핀란드인들이 사랑하는 커피와 시나몬롤을 먹으면서 따뜻한 카페에서 몸을 녹였다.
레카타의 마당.
겨울이면 이곳에 불을 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