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서의 시작
구약의 시작
성경의 시작
창세기....

그 창세기의 시작인 1~2장의 창조기사는 항상 과학과 충돌을 빚어왔고
무신론자의 끊임없는 공격의 대상이 되어왔다.

창조과학자들은 무신론자의 공격을 막기 위해
창세기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어 나갔지만
창조과학이란 것 자체가 과학이 아니라는 공격과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고 진화론은 자연스레 무신론자의 강력한 무기가 되어 창조과학의 반대편에 서게 되었다.

사실,
학교를 다니면서,
진화론을 배우면서,
창조과학은 허구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신앙적인 갈등이 있었다.
무조건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환경 앞에서
그것을 쉽게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지만...


최근에 누군가가 창조론에 대해서 의문을 던졌을 때,
크리스챤으로서 창세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그래서 창세기와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고 여러 글들을 읽었는데,
나름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어떻게 창세기를 읽을 것인가(트렘퍼 롱맨3세 저, IVP)

구약학자 롱맨 3세의 "어떻게 창세기를 읽을 것인가?(How to Read Genesis)"에서는 창세기의 창조기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창조의 엿새가 현대의 많은 독자에게는 걸림돌이 된다. 이들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과학적 연구는 세계가 오래되었으며, 우주는 엄청난 시간의 과정이을 거쳐 존재하게 되었고, 
인간은 이 과정에 비하면 비교적 나중에 생겨난 오랜 진화의 산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창조의 과학적 모델이 성경의 기술과 충돌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실제로 그랬을까?
어떤 신학자들은 즉시 변증적 자세를 취하면서 과학적 모델의 타당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한 사람들은 창세기 1~2장의 해석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새로운 발견들을 창세기 기사의 진위를 재검토하는 기회가 아니라 전통적 해석이 옳은지 그른지를 재검토하는 기회로 사용했다.
실제로, 창세기 1장을 대충 읽어보더라도 히브리어 '욤'을 24시간의 하루로 이해해야하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어쨌든, 24시간의 하루는 해와 달의 교대로 이뤄진다. 그러나 해와 달은 넷째"날"에 가서야 창조되었다.
-중략-
창세기 자체는 창조의 날들의 성격을 우리에게 분명하고 명확하게 이해시키는 데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러한 모호성은 우리가 이 구절에서 얻는 전체적인 인상, 즉 이 구절은 우리에게 창조의 과정을 말해 주는 데 관심이 없다는 인상과 맞아떨어진다.

롱맨 3세는 그의 책에서 창조 기사에서 창세기 네러티브는 창조의 과정에 대해 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무신론 기자,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우종학 저, IVP)

나사(NASA)의 인정(Hubble Fellowship)을 받은 젊은 과학자인 우종학씨가 쓴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에서는 
창조 기사에 대한 복음주의 권 내의 해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 내에서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복음주의권 내에서도 창조 기사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 문자적 해석. 
말 그대로 창세기의 표현인 첫째 날, 둘째 날의 '날'을 24시간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 해석에 따르면 천지창조는 6일 동안 일어났다.

둘째, 창조의 골격(framework)을 보여주는 골격 이론. 
이 이론에 따르면 창세기 기사는 연대별로 쓰인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배열되어 있다.
창세기 1장은 시적 구조를 갖는데 첫 삼일과 두 번째 삼 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런 대칭적 구조를 안식이라는 주제를 위해서 사용했다는 것이 골격 이론이다.
즉, 창세기 기자는 창조와 안식이라는 주제를 전달하려고 한 것이지, 시간적 순서를 전달할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

셋째, 창조 기사를 비유적으로 해석하는 방식.
고대 근동 지방에서 신으로 섬겼던 태양, 달, 별, 바다 이런 것들이 
참 신인 여호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창조기사의 주 목적이며
창조의 순서나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창세기의 주목적이 아니라고 본다.


이렇게 설명하는 동시에 저자는 창조과학에 대해서 비판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창조과학은 창조 기사를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극단주의 적인 문자적 성경 해석의 전통에서 출발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창조 과학은 과학이라고 할 수 없다. 
과학계에서 인정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 방법론을 창조과학자들이 제시한 것도 아니다.
창조 과학이 담고 있는 과학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20세기 초부터 창조론 운동에 근간이 되어 온 
홍수지질학(Flood Geology)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홍수지질학이란 것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 홍수 사건을 가지고 지질 현상들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즉, 전 지구적인 홍수가 일어남으로써 지층과 화석이 한꺼번에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홍수지질학은 전혀 과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창조 과학은 흔히 유사과학으로 분류되곤 한다.



두 책을 읽으면서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이 옳은 게 아니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그럼 크리스챤으로서 우리는 창세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 것이며 창조 기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 것인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자 신학자인 필립얀시가 그의 책에서 해답을 줬다.

필립얀시의 별미 성경여행(원제:Student Bible, 필립얀시 팀 스태퍼드 저, 요단)


진화론과 창조론의 견해 차이는 심지어 법정에서까지 비화되었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이 견해 차이는 확실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 우리를 창세기가 가르치고자 하는 중심 진리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무엇보다도 창세기가 증언하고 있는 바는 하나님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연히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원했기 때문에 여기에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하나님께 빚지고 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헬륨 원자, 나선형 우주, 생물도 하나님이 원하시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창세기 1~3장은 "이것은 내 작품이다"라고 표시하는 예술가의 낙관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창세기는 과학책이 아니다.
창세기는 우주가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지구의 생물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간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혹은 진화하였는지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따라서 창세기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도, 그 반대로 창세기를 비과학적이라고 깎아내리며 무신론을 주장하는 시도도
모두 창세기를 잘못 이해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 것들이다.

창세기의 창조 기사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음을 선포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이 어떤 자연의 법칙에 의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는 과학이 풀어야할 어쩌면 영영 풀지못할지도 모르는 숙제이다.


ps.
크리스챤이라면 어릴 때부터 창조론과 창조과학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나
유신론적 진화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했을 것이므로 
유신론적 진화론 쪽의 주장도 한번정도 귀기울여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글 중간에 소개한 우종학박사의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IVP)를 읽어보면 
유신론적 진화론의 입장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류최초로 31억개 유전자를 해독, 우리 몸의 지도를 완성한 세계적인 유전학자 
프랜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The Language of GOD, 김영사)를 통해서도 유신론적 진화론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는 "신의 언어"를 바탕으로 쓴 프랜시스 콜린스와의 가상 인터뷰 기사인데 읽어볼만 합니다.
 

http://blog.naver.com/artkee?Redirect=Log&logNo=150079162088  - 인터뷰 기사가 스크랩된 블로그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10 - 언론사 홈페이지의 인터뷰 기사: 회원가입을 해야 볼 수 있음.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 19:1)

The heavens declare the glory of GOD; the skies proclaim the work of His hands(Psalms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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